1. 췌장염이란?
췌장염은 췌장에 발생하는 염증으로 췌장에만 국한될 수도 있고 주변 조직까지 영향을 미치거나 다른 장기 기능의 장애까지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에서 급성 췌장염은 단 1회 발병하지만, 15%에서 30%에서는 적어도 한 번의 재발이 있습니다. 또한, 환자의 5%에서 25%에서는 결국 만성 췌장염으로 이행됩니다. 대부분의 경우(약 80%)에는 사망률이 1% 미만으로 췌장의 가벼운 염증만을 수반하며 일반적으로 대증적 치료(지지 요법)으로 해결됩니다. 하지만, 소수의 환자들에게서는 췌장 괴사, 주변 조직의 염증, 장기 부전과 같은 심각한 증상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급성 췌장염은 대부분 담석이나 알코올 섭취와 관련이 있습니다. 담석 치료를 위해 내시경 역행성 담관조영술(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pancreatography, ERCP)을 받은 전체 환자의 약 5%에서 30일 이내에 췌장염이 발병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알코올 섭취와 췌장염과의 관계는 독성 및 면역학적 기전에 근거한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알코올과 담석 외에 500개 이상의 약물이 급성 췌장염과 연관되어 있습니다만, 약물에 의한 췌장염의 발생 사례를 모두 합쳐봐야 2% 미만입니다. 급성 췌장염과 관련된 의약품은 항레트로바이러스제, 화학요법(chemothrapy), 면역억제제로 크게 세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약물 부작용 뿐 아니라 기저 질환 때문에 심각한 질병이 발병할 위험성이 특히 높습니다. 2',3'-디옥시이노신(2′,3′-Dideoxyinosine, 에이즈 치료제)은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췌장염을 유발할 수 있고, 그에 비해서 항레트로바이러스인 라미부딘과 넬피나비르를 투여받은 환자는 췌장염 발병의 위험이 다소 낮은 편입니다.
2. 췌장염은 어떻게 발병하는가?
췌장염의 발병 과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트립시노겐은 췌장에서 생성되어 십이지장으로 분비되어 단백질분해효소 트립신으로 전환된다. 하지만, 급성 췌장염의 경우에서는 불분명한 이유로 (췌관의 일시적인 폐색에 관련될 수 있지만) 트립신은 췌장내 샘꽈리세포(pancreatic acinar cell)에서 활성화됩니다. 이러한 췌장내 트립신의 활성화는 지속되며, 그에 따라 활성화된 트립신의 제거는 억제되고 췌장에서 활성화된 트립신이 계속해서 생성됩니다. 활성화된 트립신은 이어서 다른 소화 효소, 보체, 키닌을 차례로 활성화시켜 췌장 자가 소화, 손상 및 염증을 유발합니다. 또한, 췌장의 손상은 염증 매개체를 국소적으로 생산시키고 활성화시켜서 추가적인 염증을 유발합니다. 다행인 것은 대부분의 췌장염의 경우에서 국소 염증을 넘어서까지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소수의 경우에서는 괴사성 췌장염이 발생하여 주변 조직뿐 아니라 췌장보다 먼 장기 시스템까지 손상을 주게 됩니다. 췌장(특히, 샘꽈리세포), 췌장 외 장기(예컨데, 간)에서 발생된 염증 매개체는 먼 장기까지 손상을 줄 수 있으며 심각하게는 전신 염증 반응 증후군(systemic inflammatory response syndrome, SIRS), 다발성 장기 부전에서 사망까지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3. 췌장염의 증상
급성 췌장염은 보통 급성으로 매우 심하고 지속적인 복통을 유발하며,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경구섭취 감소를 동반합니다. 상복부 통증으로 주로 나타나지만 우상복부나 좌상복부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등, 가슴 또는 옆구리로 뻗치는 듯한 통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또한, 통증은 경구 섭취나 반듯이 누우면 악화될 수 있으며 무릎을 구부린 채 앉으면 호전될 수 있습니다. 그밖에 다른 증상으로는 복부팽만, 발한, 토혈, 숨가쁨 등이 있습니다. 반대로 하복부 통증이나 둔한 통증을 보일 경우에는 췌장염일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활력징후는 빈맥, 빈호흡, 발열,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때때로 환자는 황달, 창백 또는 발한을 겪을 수 있다.
말기의 심각한 괴사성 췌장염과 관련된 드문 신체적 소견으로는 컬렌 징후(Cullen's sign, 배꼽 주위의 푸른색 변색, 혈복강을 의미함), 그레이-터너 징후 (옆구리를 따라 적갈색 변색, 후복막 출혈이나 췌장 삼출물의 유출을 의미함), 그리고 국소 피하지방 괴사로 인한 홍반성 피부결절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급성췌장염의 진단은 다음 3가지 중 2가지 이상을 만족할 경우입니다: (1) 급성 췌장염과 일치하는 임상 양상, (2) 정상의 상한치보다 현저히 높아진 혈청 리파아제 또는 아밀라아제 수치(정상의 3배이상), (3) 급성 췌장염의 특징적인 영상 소견(조영 증강 복부 CT, MRI 또는 초음파).
4. 췌장염의 기본치료
대증 치료를 기반으로 증상에 따른 치료를 시행합니다. 급성 췌장염에 효과적인 특정 약물은 없지만, 발병 초기에 적극적인 수분 공급은 이환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수액 공급의 이점은 췌장의 순환을 지원하여 췌장 괴사와 같은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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